2026.07.18.

7월 15일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진보당 손솔 의원이 준비한 ‘수사 기소 분리 원칙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 검토 및 의견’ 문서가 놓여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현재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연합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쟁이 갈수록 신앙의 충돌에 가까워진다. 한쪽은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피해자 권리 보장의 보루가 무너진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검찰에 일말의 수사권을 남겨두는 것이 검찰개혁의 포기요, 실패라 한다. 정반대의 입장 같지만 닮은 점이 있다. ‘보완수사권’에 검찰개혁의 모든 것이 달려 있다고 굳게 믿는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절충점을 찾기 위한 노력마저 찬반 논쟁의 프레임에 맞춰 손쉽게 정리되기 일쑤다.
하지만 검찰개혁의 성패는 보완수사권 존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권력기관 개혁의 본질은 좋은 검사와 좋은 경찰을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권력을 잡더라도 권력기관을 동원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도록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데 있다.
물론 세상에는 좋은 검사도 있고, 좋은 경찰도 있다. 검찰이 보완수사권의 취지를 살려 경찰의 부실 수사를 바로잡은 일도 있었고, 경찰이 끈질긴 재수사 끝에 억울한 피해자의 진실을 밝혀낸 일도 있었다. 그러나 모두 제도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 권력기관 개혁이 선의에 기대 설계돼선 안 된다. 선한 사람이 없어도 국민의 권리가 지켜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민주주의다.
검찰개혁의 성패는 보완수사권 존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권력기관 개혁의 본질은 좋은 검사와 좋은 경찰을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권력을 잡더라도 권력기관을 동원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도록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데 있다.
우리는 이미 그 교훈을 뼈아프게 경험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계엄령 문건 사태를 계기로 기무사를 해편하고 군사안보지원사령부를 출범시켰다. 쇄신을 위해 내부 통제장치를 마련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개혁의 핵심이었던 대공수사권 이관 문제와 인적 쇄신은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 여러 우려가 제기됐지만, 당시 일부 청와대 인사들은 민주 정부가 계속 집권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란 식으로 응답했다. 정권이 바뀐 뒤로 개혁은 빠르게 수포로 돌아갔고, 안보지원사는 다시 방첩사로 이름을 바꾼 뒤 12·3 내란의 핵심이 됐다. 어설픈 개혁은 늘 뒤탈을 남긴다.
검찰과 경찰도 다르지 않다. 박정훈 대령 수사외압 사건에서는 군사경찰과 군검찰, 방첩사는 물론 검찰과 경찰, 공수처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모든 수사기관이 대통령 격노 한마디에 납작 엎드려 진실 은폐에 가담했다. 권력기관 개혁은 더 선한 권력기관을 찾는 일이 아니라 권력기관이 크고 작은 권력에 휘둘려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게 만드는 일이다.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기로 했다면, 함께해야 할 일이 많다. 검·경 상호견제 구조에서 시야를 넓혀 수사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 국민의 감시 방안을 촘촘히 세우는 일이다. 피해자가 사건 진행 상황을 충분히 알 권리, 수사기관에 의견을 전달할 권리, 부실 수사를 바로잡기 위해 국가의 조력을 받기 위한 절차는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국가경찰위원회의 독립성과 권한은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요식행위처럼 운영되곤 하는 수사심의위원회와 재정신청 제도는 어떻게 실질화할 것인가? 정치검사뿐 아니라 정치경찰을 막아낼 방법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답하지 않고 덮어놓고 보완수사권부터 폐지하고 보자는 주장도, 국민의 불안감을 이용해 보완수사권 존치가 모든 질문의 대답이 되는 양 선동하는 것도 무책임하긴 마찬가지다. 보완수사권은 하나의 제도일 뿐이다. 검찰개혁은 검찰의 권한을 경찰에 넘기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민에게 돌려주는 프로젝트여야 한다. 종교에는 믿음이 필요하지만, 민주주의에는 설계가 필요하다.

김형남 정치싱크탱크 VALID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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