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2.
■ ‘성과급 지급 방식’ 교섭 돌입
1인 7억~8억 전액 현금 부담
일정비율 자사주 지급안 제시
노조 “10년 약속 1년만 지키나”
車·조선·IT 등 全산업 확산에
이 대통령도 성과급 제동… 하이닉스 ‘난감’
‘영업이익 N% 성과급 제도화 1호 기업’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가 올해 노조와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성과급 일부를 현금 대신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노조의 거센 반발로 진퇴양난 형국에 빠져들고 있다.
영업이익 N% 성과급 제도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른 기업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주주 이익 침해 논란으로 번지자 제도 개선에 나선 모습이지만, 노조는 “10년을 약속하고 1년만 지키는 것이 아니냐”며 반발해 협상 결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기업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는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올해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두고 임단협 집중 실무 교섭을 진행했다. 이달 초부터 시작된 본교섭 과정에서 회사는 지난해 노조와 합의한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 성과급으로 지급하되, 일정 비율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노사는 성과급 전액을 당해 연도에 80%를 주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10%씩 이연 지급하는 방식으로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같은 성과급 체계가 유지될 경우 SK하이닉스가 노조에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할 현찰은 급격히 불어난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7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영업이익의 10%인 27조 원을 전체 임직원 수(약 3만5000명)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약 7억∼8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성과급 재원(4조7000억 원)의 5배 이상 규모다.
SK하이닉스 노조 측은 “회사가 제시한 성과급 안은 지난해 어렵게 마련한 합의의 취지와 기본 방향을 훼손하는 수준”이라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SK하이닉스 사내 게시판과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10년간 유지하기로 한 합의를 왜 다시 논의하느냐” “성과급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노조의 반발을 무릅쓰고 자사주 지급 방식을 제안한 건 삼성전자 성과급 사태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5월 노사 합의를 도출한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의 10.5%를 반도체(DS) 부문 직원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이를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상황이지만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반도체에서 시작된 N% 성과급 요구는 현재 자동차·조선·정보기술(IT)·유통 등 사실상 전 산업군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지난 13∼15일 하루 4시간 부분 파업을 완료한 데 이어 20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2차 부분 파업(하루 8시간)을 강행 중이다. 기아 노조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국내 최대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가시화하고 있다. IT업계에선 카카오 노조가 영업이익의 약 13∼14% 수준인 1000만 원 상당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지난달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단행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노조 역시 영업이익의 30%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신세계 노조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N% 성과급 대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물론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한목소리로 제언하고 있다.
김호준 기자(kazzyy@munhwa.com),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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