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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시즌2' 프레임 앞세운 野, 이 대통령과 '부동산 전면전'

dalmasian 2026. 2. 3. 07:07

2026.02.03.
靑 24%, 여당 의원 15% 다주택자 고리
진보 정권 '아킬레스건' 부동산 표심 공략
이 대통령 "野, 망국적 투기 옹호 그만해야"
靑"다주택 양도세 중과유예, 5월9일 종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야권이 2일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드라이브에 "시장을 붕괴시킬 수 있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진보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받는 부동산 문제를 부각해 6·3 지방선거의 승부처인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민심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향해 "망국적 부동산 투기에 대한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하시면 어떻겠나"라고 맞받았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는 이 대통령과 이를 비판하는 야당이 부동산 문제를 두고 전면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송언석(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특별시 부동산정책협의회'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민경석 기자

野 "靑 다주택자, 집 팔 건가"... '文 정부 시즌2' 노림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을 향해 "집값이 안 잡혀서 분노조절이 안 되는 모양인데 국민 탓을 하기 전에 본인부터 돌아보시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야권의 부동산 정책 비판에 "유치원생" "언어해독능력 부족" 등 비판적 언사를 쏟아내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감한 부동산 정책을 SNS로 다루는 건 시장을 향한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야권 입장에서는 이 대통령의 부동산 이슈 부각이 선거를 앞두고 나쁘지 않다. 서울 아파트값이 쉽게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폐지를 시작으로 이 대통령이 검토를 시사한 보유세 인상,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이 추진될 경우 '문재인 정부 시즌2'가 재현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 정부는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며 출범 첫해부터 각종 세제 개편을 밀어붙였으나, 되레 집권 5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119% 폭등하면서 정권을 내줬다.

그래픽=이지원 기자

"대통령 주변 다주택자, 5월 9일까지 집 파실 겁니까"

특히 정부·여당 내 다주택자를 고리로 '문 정부 시즌2' 프레임을 활용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대통령께서 아무리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아도 시장은 '정작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를 관찰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을 향해 "(양도세 중과 유예 만료 시점인) 5월 9일까지 집 파실 겁니까"라고 물었다.

정작 정부 고위직은 하지 않으면서 국민에게만 다주택 처분을 강요한다는 '내로남불' 프레임을 꺼내든 것이다. 실제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게시된 관보에 따르면, 청와대 비서실 소속 고위공직자 49명 중 13명(26.5%), 더불어민주당 의원 165명 중 25명(15.1%)이 다주택자임을 꼬집은 것이다. 문 정부에서도 내로남불 프레임이 작용했다. 당시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 강남과 송파에 아파트를 보유해 다주택자 논란이 일었는데, 이 중 한 채를 매각하라는 청와대 권고를 따르는 대신 전격 사퇴하면서 "직보다 집을 택했다"는 빈축을 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 'K-스타트업이 미래를 만든다' 행사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靑 "보유세는 최후의 수단"... 전면전서 한발 빠진 與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 참모와 여당 의원의 다주택부터 해소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야당 지적에 "특별히 저희가 입장을 공유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문 정부 때처럼 청와대 참모 등의 다주택 보유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은 채 여론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다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본보에 "대통령 말씀은 참모든 누구든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향후 대응 기조가 달라질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강 대변인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와 관련해선 "5월 9일에 종료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잇단 부동산 언급이 보유세 등 세제 개편을 시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은 보유세에 대해 '최후의 수단'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며 "지금도 여러 부동산 정책을 쓰고 있고, 여기서 실효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 대통령과 야권이 부동산을 둘러싼 전면전에 나선 가운데 여당은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둘러싼 당내 갈등부터 해결해야 할 처지인 데다, 지방선거에 앞서 부동산 이슈를 키우는 데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박지연 인턴 기자 (partyuy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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