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8.
애리조나 스타트업이 만든 복제 드론
제작비 약 5200만원 LUCAS
목표물 향해 수백 마일 자율 비행해 타격
“값싼 무기 대량 생산 중요한 미래 전쟁 모습”

8일(현지 시각)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쿠웨이트 시티에 위치한 사회보장공공기관(PIFSS) 빌딩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X
미국이 지난달 28일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하며 전격적으로 실전에 투입한 저가형 드론이 전쟁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거액을 들여 개발한 부피가 큰 대형 무기가 전쟁에서 사용돼 왔다면 지금은 상대국 기술을 모방해 저렴하게 만든 소형 드론으로 효율적인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아라비아만에서 작전 중인 연안전투함에서 발사되고 있는 LUCAS 모습./미군
미군은 이번 이란전에 자폭형 공격 드론(LUCAS)을 투입했다. 이 드론은 미국 애리조나의 스타트업 ‘스펙트르웍스(SpektreWorks)’가 제작했다. LUCAS는 이란이 페르시아만 국가들을 위협하기 위해 제작한 ‘샤헤드(페르시아어로 목격자라는 뜻)-136’을 재설계해 만들었다. 2024년 미군은 샤헤드에 대응할 방어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새 제품을 만들기보다 이 드론을 복제해 사용하면 된다는 점을 착안했다고 전해진다. 모방을 통한 재창조로 기술 개발 속도전을 벌이는 실리콘밸리 문화에 가까운 방식이 적용됐다는 의미다. 조지타운대 연구원 로렌 칸은 뉴욕타임스(NYT)에 “냉전 초기 이후 정말 오랜만에 미국이 적이 만든 무기를 보고 ‘우리에게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그대로 만들어낸 사례”라고 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전쟁이 시작된 뒤 소셜미디어에 “이란의 샤헤드 드론을 모델로 한 이 저가 드론은 이제 (이란에) 미국의 보복을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한 샤헤드 드론의 모습./AFP 연합뉴스
LUCAS와 샤헤드의 제작비는 약 3만5000달러(약 52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250만달러(약 37억원)다. 길이는 약 3.05m, 날개 폭은 약 2.44m다. 기체 앞부분에 폭발물을 탑재하며 목표에 충돌하면 폭발하는 자폭 방식 공격이다. 좌표를 입력하면 수백 마일을 자율 비행해 목표를 향해 간다.
저가 드론의 단점은 속도가 느리고 큰 소음을 내며, 크기가 작아 탑재 가능한 폭약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꼽힌다. 다만 샤헤드 같은 경우는 속도가 느리고 저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오히려 현대 방공 시스템이 탐지하기 어렵다고 NYT는 전했다. 레이더는 보통 새나 민간 경비행기까지 오탐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느린 물체를 걸러 내는데, 이 과정에서 느린 속도로 비행하는 드론도 찾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란 전에서 사용된 미국의 LUCAS 모습./미 중부사령부
NYT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고 적의 무기를 빠르게 모방하며 값싼 무기를 대량 생산하는 능력이 최첨단 무기를 만드는 능력만큼 중요해지는 미래 전쟁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예산안에 드론과 관련한 프로그램에 지출할 예산으로 11억달러(약 1조6300억원)를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윤주헌 특파원 calli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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