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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핫바지가" 컷오프 역풍…이진숙 '약속대련설'에 대구 민심 뿔났다

dalmasian 2026. 3. 29. 04:22

2026.03.28.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 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3월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관련 입장을 밝힌 뒤 떠나고 있다. photo 뉴스1

'대구가 핫바지인가?'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대구시장 후보 컷오프를 놓고 대구 민심이 더 악화되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염두에 두고 이 전 위원장을 컷오프했다는 시나리오가 확산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속내가 드러났다는 분석에 여론이 반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22일 컷오프 결과가 나온 뒤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대구 민심의 민낯을 보여준다. 영남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3월 22~23일 대구 시민 8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8명의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후보 간 1 대 1 가상 양자대결에서 김 전 총리가 모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총리의 대구 출마설이 제기된 후 처음 실시한 여론조사이기에 그 충격은 더했다. 오차범위 내 접전 후보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뿐이었다. 두 사람의 1 대 1 가상대결에서 김 전 총리는 47.0%, 이 전 위원장은 40.4%를 기록했다. 뒤이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높게 나왔는데, 김 전 총리(45.1%)와 주 부의장(38.0%)의 차이는 7.1%포인트였다. 오차범위 밖이지만 이 전 위원장과 주 부의장이 8명 후보 중 1·2위를 기록한 것. 그러나 이들은 모두 지난 3월 22일 컷오프된 인물들이다.

나머지 6명의 국민의힘 후보 중 김 전 총리와 가장 적은 격차를 보인 후보는 추경호 의원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가상대결에서 추 의원(37.7%)과 김 전 총리(47.6%)의 차이는 9.9%포인트로 두 자릿수에 근접했다. 이어 김 전 총리는 유영하 의원(33.2%)과의 대결에서 49.3%로 16.1%포인트, 윤재옥 의원(32.9%)과의 대결에선 47.6%로 14.7%포인트 앞섰다.(이 조사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무선전화 가상번호 100%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응답률은 7.2%.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부겸, 한 달여 만에 급부상

사실 김 전 총리는 겉보기에 한 게 없다. 일찌감치 대구시장에 대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적도 없으며 선거를 앞두고 그 흔한 출판기념회조차 열지 않았다. 지난 2월 한 민주당 전직 의원은 기자에게 "(김 전 총리 입장에서) 대구에 나가려면 이재명 대통령을 때려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쉽겠냐"라며 그의 출마에 대해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2월 중순을 전후로 대구 민심도 심상치 않다는 인식이 정치권에 퍼지기 시작했고, 때맞춰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부겸 차출론'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3월 초 대구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하던 한 민주당 관계자는 "조금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데, 지금 분위기만 보면 결국 나오실 수도 있겠다"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시간이 조금 지나자 상황은 급변했다. 국민의힘의 '컷오프 논란'은 민주당에 호재로 다가왔고, 여권 안팎으로 '대구도 진짜 해볼 만하다'는 인식과 함께 김 전 총리 출마설은 더욱 불을 지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3월 23일 "김 전 총리님만이 낙후된 대구의 발전을 이끌어갈 확실한 필승카드"라며 "대구에 김 전 총리만 한 지도자도 없다"고 말했다.

종합해보면 민주당이 김 전 총리를 불러낸 것은 아니다. 김 전 총리를 불러낸 건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1년 시점에서 촉발된 '절윤 논란'과 '친한계 징계' 등 여러 늪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했다. 민심은 추락했고 여당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대구에서의 공천파동은 한발 더 나아갔다. 주호영 부의장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을 컷오프했는데, 이것이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모양새가 됐다. 주 부의장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 등에 따라 무소속 출마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주 부의장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할 경우 한동훈 전 대표와 연대 가능성도 나온다. 주 부의장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고,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갑에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시나리오다. 한 전 대표도 주 부의장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던 이진숙 전 위원장도 일단 컷오프에 반발하고 있지만, 주 부의장에 비하면 강도는 세지 않다. 이 전 위원장은 재보궐 차출설에 대해 "대구시장 말고는 단 한 번도 다른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면서도 "(당에서) 요청받는다면 그 순간부터 생각해 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변함없는 당권파

그러나 장동혁 대표와 이정현 공관위원장을 비롯해 당은 강경한 입장이다. 장 대표는 지난 3월 25일 방송 인터뷰에 나와 주 부의장을 향해 "당의 가장 큰 어르신 중의 한 분으로 이번에도 당을 위한 결정을 해주시리라 생각한다"며 '선당후사'를 요청했다. 이 위원장 역시 같은 날 새벽 "이번 공천은 흔들린 것이 아니라 일부러 흔든 것"이라며 "공천은 과정뿐만 아니라 결과로도 평가받아야 한다. 그 결과로 국민 앞에 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컷오프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4선' 박대출 의원은 지난 3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시장 후보 공천, 원점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5선' 윤상현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 공천은 즉시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며 "빨리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컷오프 재고'까지 언급된 것은 김 전 총리 출마와도 맞물려 있다. 여기에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3자 구도가 된다면 국민의힘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릴 전망이다.

오기영 기자 oki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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