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0.

SK하이닉스 협력업체 노동자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30일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SK하이닉스 3공장 앞에서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매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14%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국가적으로 큰 재앙이다. 반도체 의존도가 절대적인 국가 경제에는 물론 1450만 주식 투자자에게도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파국은 막아야 한다.
노사 양측이 막판 타협을 이뤄내도 또 다른 시한폭탄이 기다리고 있다. 2만개가 넘는 삼성전자 협력업체로의 확산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은 원청 기업이 하청 근로자의 노동조건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한다면 ‘사용자’로 간주해 교섭 의무를 지운다. 삼성전자의 1차 협력업체만 1700여개, 2차 협력사는 2만여개인 상황에서 하청 노조들이 원청을 대상으로 도미노식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나선다면 삼성전자는 365일 내내 교섭과 파업 리스크에 갇히게 될 것이다. 이러고도 글로벌 기술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나.
지난달 SK하이닉스 청주 3공장 앞에서는 사내 물류 협력업체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성과급 차별 중단을 요구하며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SK하이닉스가 1분기에만 37조여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본사 직원에게 평균 7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줄 것이 유력해지자 하청 노동자들의 보상 심리가 폭발한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노사 타협 시 본사 직원에게 중소기업 근로자 10년 치 급여에 달하는 성과급이 한꺼번에 지급될 것으로 보여, 1인당 500만~600만원 수준의 상생장려금을 받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격차 문제를 들고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성과급 논란’이 반도체를 넘어 조선(HD현대중공업), 통신(LG유플러스), 플랫폼(카카오) 등 산업계 전반의 수많은 하청·협력업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동남아·유럽 등 해외 현지 법인을 거느린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 공장의 외국인 노동자들과 글로벌 부품·장비 협력사들까지 “우리도 본사에 기여했으니 성과급을 달라”며 집단행동에 나설까 우려하고 있다.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을 실천하려면 친노동에 치우친 노란 봉투법부터 전면 개정해야 한다. 노동 포퓰리즘으로 공생 생태계가 무너지면 기업도, 노동자도 모두 피해를 입게 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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