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9.
삼전 이은 카카오, 성과급 파업 예고
정부는 이익 재분배 토론회 언급
글로벌 경쟁 상황 역행에 반성해야

카카오 노조가 사측과의 2차 조정회의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와 관련, 내달 10일 집회를 열고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파업에 대한 우려로 어제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카카오 노조 주장의 핵심은 영업이익의 13~14%를 성과급 재원으로 보상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최근 가까스로 파업을 피한 삼성전자 노조가 내세운 것과 흡사하다. HD현대중공업·LG유플러스(영업이익 30%), 현대차·기아(순이익 30%)도 잇따라 사측과의 협상 테이블에 성과급 연동 요구를 내걸어 고소득 대기업 노조들의 ‘N% 성과급 요구’가 임금 협상의 뉴노멀이 된 모양새다.
이 와중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기업 초과이익을 어떻게 재분배할지를 다룰 토론회를 열겠다고 해 성과급 논란을 부채질했다. 노사의 자율적 모색이라는 전제를 깔았지만 “초과이익을 정규직만 배타적으로 가져갈 것인지의 문제가 있다”고 언급, 대기업 이익을 하청 업체들에게도 나눠줘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논란이 커지자 김 장관은 28일 “정부는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강제로 관여할 권한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사 문제를 다루는 장관의 발언은 기업에 큰 영향과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김 장관이 언행에 더욱 신중했어야 했다.
미국 빅테크 메타의 올 1분기 전체 순이익은 267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1%나 급증했지만 이달 내에 전체 직원의 약 10%인 80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분기 매출이 18%, 순이익이 23% 급증했음에도 지난해 6000명 감원에 이어 올해엔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막대한 이익을 낸 이들 기업이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낸 건 돈 좀 벌었다고 방심하다간 인공지능(AI) 무한 경쟁 시대에서 도태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화웨이는 미국이 첨단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자 EUV 없이 첨단 칩을 제조할 수 있는 신기술을 최근 선보여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몸부림과 ‘이익 나눠먹기’에 혈안이 된 국내 기업 안팎의 풍경은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지금 반도체 호황은 AI 투자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 영향이 크다. 업황 사이클이 뚜렷한 반도체 특성상 호황이 마냥 지속되지는 않는다. AI·반도체의 곁불을 쬐는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이익 분배가 아닌 이익의 지속가능성을 경제주체들이 더욱 고민할 때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전략기업들에 간섭과 훈수가 아닌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외부 환경에 따른 일시적 호황과 이익에 취한 채 장기적 경쟁력을 외면한다면 국가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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