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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투표해명하다 투표지 분류기 부실 드러나…4년전 입찰서 0.1% 오류율 기준 통째 삭제

dalmasian 2026. 6. 10. 12:30

2026.06.09
[더퍼블릭=김종연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의 송도1·2동 같은 투표결과 의혹을 답변하는 과정에서 투표지분류기 미분류율이 1%대에 이르는 사실이 드러났다. 선관위가 2017년 직접 제시했던 미분류 오류율 0.1% 이내 기준을 10배 안팎 초과하는 수치다. 또, 2022년 12월 새로 발주한 150억 원 규모 투표지분류기 제안요청서에서는 재분류대상 0.1% 기준 자체가 통째로 빠진 것으로 확인된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중앙선관위가 지난 8일 유정복 후보 측 해명 답변용으로 공개한 자료에는 송도1동(분류기 기기번호 4045)의 경우 투표함 4통에서 선거인수 4548명, 투표용지 교부수 4548매, 실제 투표수 4546매가 집계됐다.

분류기가 후보자별 적재함으로 정상 분류한 표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 3016매,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 1427매, 이기봉 개혁신당 후보 60매로 합계 4503매다.

분류기가 '재확인대상' 적재함으로 보낸 표, 즉 미분류 표는 44매로 집계됐다. 미분류율 0.978%다. 100매당 약 1매 수준으로, 선관위가 2017년 제시한 제작 기준 0.1%의 9.78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송도2동(기기번호 2515)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선거인수 4540명, 교부수 4540매, 투표수 4539매가 집계된 가운데 분류기가 후보자별로 분류한 표는 박찬대 3011매, 유정복 1429매, 이기봉 47매로 합계 4487매였다. 미분류 표는 53매로 집계돼 미분류율은 1.18% 수준이다. 제작 기준의 11.8배 격차다.

본지는 지난 3월 3일자 '오류 높았던 투표지분류기, 시험성적 조작 의혹' 단독 보도에서 선관위가 2017년 발주한 투표지분류기 제안요청서에 미분류 오류율 0.1% 이내라는 제작 기준이 명시돼 있었다는 점을 짚은 바 있다. 정상 기표된 투표지 1001매당 1매 이하만 허용한다는 기준이었다.

당시 본지가 함께 짚은 부분은 실제 개표 현장과 부정선거 소송 대법원 검증기일에서 미분류율이 100매당 1~2매, 많게는 3~4매까지 확인됐다는 점이었다. 제작 기준의 10~40배에 이르는 수치였다. 6·3 지방선거 인천 송도1·2동 사례가 본지 3월 보도와 거의 같은 수치 범위에 들어와 있다는 점이 이번에 다시 확인된 셈이다.

선관위는 "투표지분류기도 일종의 스캐너"라며 "개표소는 시험성적을 하는 곳보다 빛이 밝기 때문에 오류가 있는 것"이라는 입장만 내놓고 구체적인 시험성적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 공고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2022년 12월 2일 '투표지분류기 제작' 입찰을 공고했고, 사업금액은 150억5151만9000원, 추정가격 136억8319만 원, 배정예산은 151억 2182만 원 규모였다.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이 적용됐고 기술능력평가 비율은 90%, 입찰가격평가 비율은 10%였다.

제안요청서를 분석한 결과, 2017년판에 명시돼 있던 미분류 오류율 0.1% 이내라는 핵심 제작 기준 조항이 통째로 빠져있었다. 선관위가 분류기 미분류율이 제작 기준을 크게 초과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다. 특히, 업체 기술력 한계를 감지한 선관위가 선제적으로 '봐주기 입찰제안요청서'를 공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6·3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선관위 개혁은 스스로의 손에 맡길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국회 차원의 선관위 개혁 특위 구성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장 대표는 같은 글에서 "민주당이 진상 조사와 선관위 개혁을 방해한다면 스스로 선관위의 공범임을 자백하는 일"이라는 압박도 함께 내놨다.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빚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잠실7동 사례까지 더해진 흐름 위에 인천 송도1·2동 분류기 미분류율까지 확인된 만큼, 분류기 오류 문제 자체에 대한 국회 차원 조사 요구는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수백억 원 단위 예산을 들여 새로 제작한 분류기가 본투표 현장에서 동일한 오류를 반복하고 있고, 그 입찰 단계에서는 본지가 짚어 온 0.1% 기준 자체가 사라진 정황까지 함께 확인된 만큼, 입찰·검수·납품 전 과정에 대한 수사와 국정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진단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더퍼블릭 / 김종연 기자 jynews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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