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1.
'면세점 적용 환율' 연중 최고치 기록해
고환율 장기화…가격 경쟁력 저하 우려
수익성 방어 절실…'K브랜드'에 승부수

/그래픽=비즈워치
면세업계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을 회복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고환율이 다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대외적인 변수는 기업이 통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안 도와주네
지난 10일 기준 면세점의 적용 환율은 1546.5원이다. 중동 전쟁 여파에 따라 환율이 급상승했던 지난 4월 1일(1530.5원)과 비교하면 26원 오른 수치다. 올해 중 최대치다.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고치였던 1573.6원보다는 27.1원 낮은 수준이다.
통상 면세점은 상품을 직접 매입해 달러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한다. 환율이 오를 때마다 상품의 가격표를 새로 바꿔야 하는 건 물론, 이는 소비자 부담도 함께 커진다는 의미다. 면세점이 명품과 화장품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대표적인 쇼핑 채널이라는 과거 통념이 힘을 잃게 된 이유다.
/사진=롯데면세점 제공
업계에서는 소비자 발길을 붙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기준환율 상향 조정, 구매 금액에 따라 포인트·페이백 등을 지급하는 환율 보상 프로모션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기준환율은 소비자가 국산 브랜드 제품을 살 때 가격이 소폭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 기준환율이 높게 설정될수록 원화가 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국산 브랜드의 달러 판매가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런 내부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환율 상승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인데다,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 저하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면세업계의 자구책이 단기에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유인책 중 하나에 불과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K에 거는 기대
특히 면세업계는 수익성 방어가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 주요 면세점 4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는 올해 1분기 일제히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4사가 모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건 사상 처음이다. 비용 절감과 사업 효율화, 희망퇴직 등 그간의 전방위적인 고강도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과의 거래를 중단하는 건 물론 해외 저수익 면세점도 잇따라 정리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1월 부산점을, 현대면세점은 같은 해 7월 동대문점을 폐점했다. 여기에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전개하고 있던 인천국제공항 일부 구역에서 철수하며 내실 경영으로 전략을 선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구조조정이 무색해질 가능성이 커지자 면세업계는 국산 브랜드 경쟁력 강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K푸드·K팝 체험 공간 확대와 K뷰티·K패션 브랜드 강화를 통해 개별 여행객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체험 공간으로는 고객 발길을, 가격 메리트를 상대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국내 브랜드로는 소비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내 K웨이브존./사진=신세계면세점 제공
다만 일각에선 이런 전략이 오히려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국산 브랜드의 판매가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진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면세업계가 리스크를 안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화로 매입한 국산 브랜드의 가격은 조정되지 않은 채 달러로 표시된 판매가만 낮아질 경우 이들이 확보할 수 있는 마진 역시 줄어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되면 할인 행사나 마케팅만으로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기에는 분명한 제약이 있을 것"이라며 "환율 상승분을 판매 전략만으로 상쇄하기 어려워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고, 면세점의 수익성 방어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층은 해외 여행지 현지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온라인 채널 등으로도 수요가 분산될 수도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개별 관광객 중심의 상품 경쟁력과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서영 (s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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