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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하이닉스의 배신…7000마저 무너진 ‘블랙 먼데이’

dalmasian 2026. 7. 13. 22:42

2026.07.13.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전민규 기자

말그대로 '블랙 먼데이'였다. 코스피가 13일 6800선으로 밀리며 지난 4월 30일 이후 48거래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주를 둘러싼 실적 고점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까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에 마감했다. 역대 네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장중 6700선까지 밀렸고, 변동 폭은 745.64포인트로 역대 세 번째로 컸다. 코스닥도 38.07포인트(4.55%) 내린 799.3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1시28분 유가증권시장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거래를 20분간 일시 중단하는 제도다. 역대 13번째 발동으로,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7번이 올해 발생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장 이후 발동 횟수만 5차례다. 과거 닷컴버블과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연간 발동은 최대 2회에 그쳤다.

정근영 디자이너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0.70%·15.37%씩 급락한 25만4500원·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역대 장중 최고가 대비 각각 32%·38% 급락했다. 특히 이날 SK하이닉스 주가 하락 폭은 역대 최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종목이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승분에 78% 이상 기여했다”며 “반도체주 변동성이 높았던 일본과 대만에서도 시장 전체 변동성은 1~2%대에 그친 반면, 국내 증시 변동성은 일본과 대만의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가 반도체 등 소수 종목을 중심으로 급등한 만큼, 하락 충격도 크게 나타난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14종은 모두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이날 종가 기준 1만4915원(전장 대비 31.46% 하락)으로 최고점인 지난달 23일(4만4385원)과 비교하면 66.4% 내렸다.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1만2175원(전장 대비 22.13% 하락)으로 고점(6월 2일 3만395원) 대비 59.94% 하락했다. 주요 증권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식으로 1억원 잃었다”, “레버리지는 투자가 아니라 도박” 등의 하소연이 나왔다.

앞서 SK하이닉스 미국예탁주식(ADS)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12.76% 급등했지만, 관련 기대감이 일부 선반영된 데다 이벤트 소멸 인식에 차익 매물이 쏟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나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ADS 프리미엄이 상당 기간 유지될 경우 (한국의) 본주 수혜가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을 밑돌 수 있다는 증권가 전망도 더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장기공급계약(LTA)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직전 대비 각각 9%·11% 하향 조정했다. 2분기 영업이익도 60조4000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8%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에는 키움증권이 삼성전자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는 등 증권업계에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지속해 나오고 있다.


김경진 기자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는 이익 규모보다 높은 수익성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가 기업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최근 고점보다 20% 이상 하락하면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코스피는 지난달 19일 장중 고점(9385.59) 대비 이날 장중 저점(6783.43) 기준 약 27% 하락했다. 허 연구원은 “코스피는 단기간에 급반등하기보다 기간 조정을 거치면서 반도체 쏠림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 조정으로 코스피 가격 매력이 커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미국ㆍ이란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국제유가와 금리가 급등하며 낙폭을 키웠다”며 “주가가 밀리자 매물이 다시 매물을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부장은 “인공지능(AI) 고점 논란, 단기간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청산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보다 더 크게 흔들렸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네덜란드 ASML(15일), 대만 TSMC(16일)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단기 주가 반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추세적 재상승을 위해서는 이익 전망치 상향과 AI 수요 지속, 빅테크의 설비투자 확대를 뒷받침하는 이벤트가 필요하다”며 “기초체력과 무관한 가격 변동성에 따른 자금 이탈이 소화된 이후 유의미한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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