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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9000선 뚫었어도 '신흥시장'… MSCI 선진국 지수 과제

dalmasian 2026. 7. 13. 20:11

2026.07.13.
국내 증시 제2의 도약 핵심 기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 확대 호재
2003년부터 추진, 실패 거듭해
시장 접근성 부족 가장 큰 걸림돌
내년 관찰대상국 선정 관건 전망
8대 분야 개선점 상당 부분 이행


기사 내용을 활용해서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로 만든 이미지(위).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9000 돌파 축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기사 내용을 활용해서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로 만든 이미지(위).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9000 돌파 축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올해 들어 한때 9000선을 넘어섰고,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세계 7위권까지 올라섰지만 한국 증시는 여전히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신흥시장(Emerging Market)으로 분류된다. 한국 증시가 올해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관찰대상국(Watch List) 편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MSCI가 자본시장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시장이 충분히 체감할 시간을 지켜보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가 내년 재평가를 앞두고 신뢰를 쌓을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금융당국도 남아 있는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내년에는 관찰대상국 편입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MSCI 선진국 지수가 뭐길래

MSCI는 전 세계 주식시장을 선진시장(DM), 신흥시장(EM), 프론티어시장(FM)으로 구분해 글로벌 지수를 산출한다. 전 세계 연기금과 국부펀드,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MSCI 지수를 투자 기준(벤치마크)으로 활용한다. 이 가운데 선진국 지수는 미국, 영국, 일본 등 23개국으로 구성된 선진시장 지수다.

한국은 경제 규모와 증시 시총은 선진국 수준이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과 제도적 신뢰성 등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여전히 신흥시장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외환시장 개방, 공매도 제도 개선, 영문 공시 확대 등 자본시장 선진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2년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됐으며, 2003년부터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해왔다. 2008년 관찰대상국에 올랐지만 원화 환전 제한과 시장 접근성 문제 등으로 2014년 제외됐고, 2021년 재도전 이후에도 올해까지 관찰대상국 진입이 불발됐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단순한 지수 승격이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제도와 투자 환경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는 이를 글로벌 장기 투자자금 유입 확대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등 국내 증시 제2의 도약을 위한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이번에도 관찰대상국 지정 실패

MSCI는 올해도 한국을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에 포함하지 않은 이유로 ‘시장 접근성(Market Accessibility) 부족’을 꼽았다. 특히 해외 투자자가 한국 밖에서 원화를 자유롭게 조달·결제할 수 없는 역외 원화시장 규제를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대규모 거래 과정에서 원화를 즉시 확보하기 어렵고 환전 비용과 거래 리스크도 크다는 것이다.

외환시장 거래 시간 연장에도 야간 유동성이 부족해 자유로운 환전과 거래가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공매도 제도는 전면 재개와 무차입 공매도 차단 시스템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새롭게 도입된 감시·전산 시스템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운영 부담을 줘 접근성을 떨어뜨린다고 봤다.

MSCI는 외환시장 개방과 공매도 재개 등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은 인정하면서도, 개혁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해외 투자자들이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결국 경제 규모보다 시장 제도와 투자 환경에 대한 신뢰가 이번에도 관찰대상국 편입을 가로막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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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편입 가능성 확인도

금융당국은 올해 1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발표하고 외환시장과 자본시장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MSCI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6개 항목을 중심으로 8대 분야 개선 과제를 마련해 상당 부분 이행한 상태다.

특히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원·달러 외환시장을 24시간 체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9월에는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원화 계좌를 활용해 직접 원화를 결제할 수 있는 ‘역외 원화 결제망’을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LEI(국제법인식별기호) 기반 투자자 식별체계 정착, 옴니버스 계좌 확대, 영문 공시 확대, 배당 절차 개선 등 해외 투자자의 거래 편의를 높이는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지수 편입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였던 한국거래소 지수 사용권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되며 지수 편입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MSCI는 지난해 한국거래소와의 정보 이용 계약 체결, 독일 유렉스(Eurex)의 MSCI 한국지수 선물 상장 등을 반영해 투자상품 가용성 항목의 평가를 ‘개선 필요(-)’에서 ‘제한적 충족(+)’으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내년이 편입 ‘분수령’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과를 정부 정책 실패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MSCI가 이번 평가에서 정부의 외환·자본시장 개혁 노력을 인정한 만큼, 앞으로는 제도가 실제 시장에 안착해 지속성과 안정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찰대상국 편입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도 “개혁 과제를 꾸준히 추진하면 MSCI 선진국 지수에도 자연스럽게 편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연구원 최지운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MSCI는 개혁이 완료되고 시장 참여자들이 그 효과를 충분히 평가할 시간이 확보됐을 때 재분류 협의를 시작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환시장 개혁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이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MSCI 선진 지수 편입을 위해선 후보군인 관찰대상에 1년 이상 올라야 한다. 이후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시장 접근성 평가 등을 거쳐 최종 편입 여부가 결정된다. 실제 편입까지는 2년가량이 걸린다. 내년 관찰대상국에 오른다고 해도 편입 발표는 2028년, 실제 지수 편입은 2029년 이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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