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7.
다우닝가 10번지 초고속 입성… 하원 재입성 후 한 달 만
‘맨체스터리즘' 지방 분권·균형 발전 설파하는 온건 좌파
영국 집권 노동당의 앤디 버넘 하원의원이 17일(현지 시각) 새 당 대표로 취임하면서 키어 스타머 총리의 후임 총리로 확정됐다. 그는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와 지방행정 능력을 바탕으로 당내 지지기반을 탄탄히 쌓아 온 정치인으로 꼽힌다.

영국 집권 노동당의 새 대표 앤디 버넘 하원의원. 사진은 17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노동당 지도부 특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나선 모습. /AP통신·연합뉴스
노동당은 이날 특별 당대회를 열어 대표 경선에 단독 등록한 버넘 의원을 대표로 공식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총리 자리엔 오는 20일 취임할 예정이다. 스타머 총리가 먼저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을 만나 사임을 공식 보고하면, 찰스 3세가 버넘 대표를 불러 정부 구성을 요청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버넘 대표는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에 ‘초고속’ 입성하게 됐다. 지난달 18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하원에 재입성한 지 한 달 만에 차기 총리직에 올랐기 때문이다.
버넘 대표는 당내 온건 좌파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방 분권과 지역 균형 발전을 주창해 왔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도 “1980년대 이후 잘못된 길로 들어서 정치권력이 중앙집권화하고 경제 권력은 민영화했다”며 “‘모든 우편번호(지역 곳곳)‘에서 성장을 촉진하고 지역사회에 권력을 되돌려주는 국정 비전을 펼치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나라를 최고로 만들 것이란 희망을 국민에게 줘야 한다”며 “정계가 무시해 온 큰 문제를 해결할 용기와 우리의 계획을 주장할 확신을 가진 정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경제 개혁·공공 통제 확대·재산업화·지방 분권 등 ‘선명한 노동당(Distingtively Labour)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중도 실용주의를 앞세운 스타머 체제를 두고 당내 좌파 진영에서 노동당 고유의 색채를 사라지면서 지지를 잃었다는 반발이 나왔던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버넘 대표는 17년간 하원의원을 지내며 토니 블레어·고든 브라운 정부에서 문화부·보건부 장관과 재무부 수석 부장관, 내무부·보건부 차관 등을 거쳤다. 2017년 중앙 정치를 떠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으로서 지역 경제 발전과 코로나 팬데믹 대응 등으로 행정 능력을 인정받아 3선에 성공했다. 이때 정치적 위상을 떨치면서 ‘북부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민영빈 기자 0emp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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