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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으로 가면 양도세 깎아줄게”… 정부 특례가 고령·은퇴자들 화 돋웠다

dalmasian 2026. 8. 4. 20:30

2026.08.04.
고가 1주택자 겨냥에 ‘좌불안석’
정부, 보유세·양도세 올리며 “집 팔라”
65세 이상 지방 이사 때 양도세 감면 특례
“노년에 평생 살던 곳 떠나기 쉽지 않아” 비판도

그래픽=정서희

정부가 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동시에 강화하면서 현금 흐름이 부족한 고령자, 은퇴자들은 수도권 집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정부는 대안으로 고령 1주택자가 비수도권으로 이사하면 양도세를 50% 감면해 주겠다고 했지만, 이런 특례 신설을 두고 “세금 못 내면 집 팔고 지방 가라는 것”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한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고령·은퇴자들, 세제 개편안 반발 확산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놓고 현금을 구하기 어려운 고령·은퇴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고령·은퇴자들의 화를 돋운 것은 정부가 비수도권으로 이사할 때 제공하는 양도세 감면 특례였다.

정부는 매도를 유인하기 위해 고령 1주택자가 지방으로 이사를 가면 양도세를 낮춰주는 과세 특례 방안을 마련했다. 65세 이상 1주택자가 5년 이상 거주한 수도권 주택을 친족이 아닌 제삼자에게 처분하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할 경우 양도세를 감면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내년에 수도권 주택을 팔면 감면율 50%가 적용된다. 한도는 최대 5억원이다. 2028년부터는 감면율 30%에 한도 3억원이 적용된다. 다만 5년 내 다시 수도권 주택을 구입하거나 수도권으로 이전하면 감면액은 추징된다.

이같은 특례는 매년 수천만원의 보유세를 부담하기 어렵다면, 2028년까지 집을 팔라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반발은 상당하다. 강남의 한 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70대 김모씨는 “세금은 부담스럽지만 다니는 병원도 서울에 있고, 친구와 자녀들 모두 서울에 있는데 어떻게 지방으로 이사를 가겠나”라며 “지방에 가도 새로운 기반을 다지는 데 비용이 안 드는 것도 아니라 당장 서울 집 매매를 고민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더 격한 반응도 나왔다. ‘세금 낼 여력이 없는 고령자들을 지방으로 쫓아내는 격’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내용의 비판이 주를 이뤘다.

X(엑스·옛 트위터)에서 한 시민은 “‘세금 깎아줄 테니 지방으로 가라’는 정책의 오만”이라며 “노년의 이사는 단순히 비싼 아파트를 팔고 싼 아파트로 갈아타는 부동산 거래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글쓴이는 “자주 다니던 병원과 약국, 대중교통, 자녀와 친구, 복지관과 문화 시설, 평생 쌓아온 인간관계 전체를 옮기는 일”이라며 “세금을 깎아준다고 수도권 고령자들이 대거 지방으로 이주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고가 주택을 보유한 고령자들이 비수도권으로 가는 건 선택지에 없을 것”이라며 “살던 지역에서 집 평수를 줄여 이사 가는 식의 ‘제자리 갈아타기’가 대부분일 것으로 본다”고 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뉴스1

김보연 기자 kby@chosunbiz.com
정민하 기자 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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