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적 주관] 2026.03.07.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 전 지난 1월 5일(현지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All New Atlas)' 시제품(왼쪽)과 개발형 모델이 공개되고 있다. photo 뉴스1
인간은 자신과 닮은 모습에 친밀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너무 똑같으면 도플갱어(자기분신)나 복제인간처럼 왠지 모를 낯섦에 거부감과 공포감이 들기도 합니다. 가수 임창정의 유명곡 '날 닮은 너'에서 '나의 과거와 너의 지금과 너무도 같기에 두려워 겁이 나'라는 소절처럼 말이죠. 인공지능(AI)과 로봇 산업에서 통용되는 조금 어려운 용어로 표현하자면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입니다. 인간과 점점 닮아가는 모습에 호감도가 상승했다가 특정 지점에서 급하강하고, 이를 극복하면 다시 급상승하는 현상이죠.
생성형 AI 발달과 함께 인간의 형상을 하고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현실세계와 가상현실을 잇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바탕으로 피지컬 AI를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CES 2026'과 'MWC 2026'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 기술이 단연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제조업 공장에선 기존 '로봇 팔' 설비 형태의 산업용 로봇을 넘어 두 발로 걸어다니며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점차 투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 아니냐고 우려합니다. 인건비보다 저렴한 사람을 닮은 로봇이 노동력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죠. 인간과 유사한 피부와 표정 등의 외형을 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섬뜩하거나 불편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여기에 윤리적 문제와 함께 로봇이 범용인공지능(AGI)을 기반으로 비정형적 환경에서 가사노동 등 다양한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는 범용성도 관건으로 남아 있습니다. 기대감과 동시에 불안감이 공존하는 불편한 골짜기에 직면한 상황이죠.
전문가들은 로봇과 AI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노동력·사고력의 대체가 아닌 '보완'을 지향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AI로 무장한 로봇에겐 반복적인 단순노동 혹은 어렵거나 위험한 작업을 맡기고, 인간은 이를 관리·감독하면서 더욱 고차원적인 일을 하는 프레임 전환이 필요할 것입니다. 달라지는 시대상과 역할을 인정하고 새로운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 때, 비로소 불쾌한 골짜기를 넘어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가 앞당겨질 것입니다. 문명과 문화를 이룬 인간의 능력과 감각을 믿어봅니다.
김범준 기자 sim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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