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1.
‘조작 기소’ 특위 50여일 활동 마감
공소취소 위한 정해진 절차 의심 받아
견제·균형 훼손, 신뢰 잠식 우려된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 종료일인 30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위원들이 서영교 위원장에게 활동 결과보고서 최종본 출력을 두고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결과보고서를 채택하고 50여일간 활동을 마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조작 수사·기소가 확인됐다”며 곧바로 특검법을 전격 발의했다. 법안에는 특검이 넘겨받은 사건의 공소유지 업무를 수행한다고 명시했다. 검찰이 이미 기소한 사건에 대한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특검이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셈이다. 국회 국정조사가 특검으로 이어지고 특검 수사를 근거로 공소취소를 현실화하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특위는 국정조사를 통해 윤석열정부의 정치검찰이 증거를 변조하고 조작된 증거로 잘못된 기소를 한 사실이 낱낱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서영교 위원장은 “조작된 수사와 기소로 숨죽였던 피해자의 목소리를 국회가 다시 살려냈다”고 말했다. 대통령을 정점으로 여러 권력기관이 조작 기소에 가담했으니 특검의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의 처벌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재판에 채택된 증거와 증언 외에 국정조사에서 밝혀진 새로운 발언과 물증은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 엇갈리는 진술과 증거 중에서 어느 쪽을 부각시켰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것이 재판 중인 사안을 국회로 가져와 과거 ‘무소불위 검찰’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가진 특검에게 수사토록 할 명분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특검의 공소유지권 발상은 놀라울 뿐이다. 특검 수사대상에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등 7개 사건 외에 성남FC 광고 및 후원 관련 제3자 뇌물 의혹 등 5개가 추가됐다. 민주당은 ‘명태균 특검법’을 만들 때 공소유지권을 초안에 담았으나 공소취소권 인정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이 내용을 삭제한 수정안을 만든 적이 있다. 검찰의 조작 수사·기소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법정에 제출한 증거와 진술에 대한 판단은 재판부가 하는 것이 사법의 기본 원칙이다. 특검법에 공소유지권을 넣어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이 관련된 검찰 사건의 공소를 취하하게 된다면 이 원칙이 허물어지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형사사법시스템은 민주당의 검찰·사법 개혁을 앞세운 ‘속도전’ 입법으로 유례없는 혼란을 겪고 있다. 법원과 검찰의 과도한 권한 행사를 제한하고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바꾸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국가기관의 견제와 균형을 위한 헌법상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하고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끼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점검하고, 무리한 특검이 불필요한 정쟁만 유발할 것이라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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