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원하는 증언 안 한다고 31명 고발, 권력의 對국민 폭력

dalmasian 2026. 5. 9. 22:46

2026.05.09.

더불어민주당 박성준·김동아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 고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주도 ‘조작 기소 국정 조사 특위’가 8일 위증 등의 혐의로 국정 조사 증인 무려 31명을 공수처와 경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에 고발된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여러 사건들이 검찰 회유로 조작됐다는 민주당의 주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했거나 국정 조사 출석을 거부한 사람들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청문회에서 ‘연어·술 파티’ 의혹에 대해 민주당 기대와 달리 “술을 마신 적 없다”고 수차례 답변했다가 고발당했다. 쌍방울 전 부회장은 “2019년 7월 김 전 회장이 필리핀에서 북한 공작원 리호남을 만나 (경기지사) 방북 비용으로 70만달러를 줬다”고 말해 고발당했다. 민주당과 국정원은 당시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다는 입장인데 자신들과 다른 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 재판부는 “리호남은 북한 공작원으로서 다수의 가명과 위장 신분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며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쌍방울그룹과 북한 사이 돈거래를 중개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는 징역 7년 8개월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미 확정적 법적 판단이 내려진 일이다. 그런 사안까지 자신들 주장과 다른 말을 하는 사람들을 마구 고발한 것이다.

민주당은 대장동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에 대해서도 “검사의 증언이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고발했다. 검사가 국조특위 위원장에게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는 내용도 고발 사유에 포함됐다. 청문회에 불참한 김만배, 정영학도 동행 명령 거부를 이유로 고발했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말을 해준 남욱 변호사는 고발 대상에서 뺐다.

민주당 주장처럼 검찰의 조작이 있었다면, 증인들 입장에서는 이제라도 말을 바꾸는 게 유리할 것이다. 민주당 정권이 출범했으니 지금보다 나은 법적 처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러지 못하는 것은 있었던 사실을 없었다고 할 수 없고, 없었던 사실을 있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상적이라면 민주당은 이들 증언의 진위 여부를 재판을 통해 가려야 한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자신들이 생각했던 증언들이 나오지 않은 채 국정 조사가 종료되자 화풀이라도 하듯 증인들을 무더기로 고발했다. 이번 무더기 고발은 증언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증언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정치적 보복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국회의 정상적 국정이 아니라 권력이 국민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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