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9.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헌법 개정안 표결과 50개 법안 처리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안건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국민의힘을 배제하고 추진하던 개헌안 처리를 중단했다. 국힘이 반대하면 의결 정족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이 개헌 발의 정족수를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규정한 것은 헌법을 바꾸려면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개헌은 특정 정파가 힘으로 밀어붙일 문제가 아니다. 여권의 개헌안은 전문을 바꾸고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권을 강화하는 수준이다. 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야당을 완전히 배제한 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할 만큼 급박하고 중대한 내용이라고 볼 수 없다.
민주당은 선거 후 개헌 논의를 하자는 국힘을 ‘위헌 정당’이라고 했다. 정청래 대표는 ”국힘이 개헌에 반대하니 위헌 정당 해산 심판감이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개헌에 반대하면 불법 계엄 옹호론자“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 반(反)헌법적 법률을 만드는 것은 민주당이다. ‘조작 기소 특검법’은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모든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까지 부여했다. 피의자의 재판을 아예 없애줄 특검을 그 피의자가 임명한다는 것은 헌법 파괴를 넘어 법치주의를 완전히 무시한 무법적 행동이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원칙과 정면 충돌하는 것은 물론이다. 재판 중인 사건까지 특검이 수사하는 것은 삼권분립의 헌법 시스템을 흔드는 조항이다.
민주당은 위헌 논란이 많은 ‘사법 3법’도 강행 처리했다. 사실상 4심제인 재판소원제는 헌법상 대법원의 재판종결권을 건드리고, 법 왜곡죄는 판·검사의 양심적 수사와 재판을 방해할 수 있다.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렸는데 이 중 22명을 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권력이 사법권까지 장악하는 것 자체가 우리 헌법 시스템을 위협한다. 친여 단체와 민변까지 위헌성을 우려했지만 민주당은 귀를 닫았다.
민주당은 헌법을 바꾸는 것이 “시대 명령”이라고 했다. 그런데 기존 헌법은 무시하고 있다. 있는 헌법도 안 지키면서 새 헌법을 만들자고 한다.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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