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조작 기소 드러났다”는데 뭐가 드러났는지 밝히길

dalmasian 2026. 5. 9. 23:22

2026.05.06.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2차종합특검대응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와 민주당은 ‘국정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관련 조작 수사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조작 증거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국정 조사에서 조작·회유의 실체는 사실상 드러난 게 없다. 민주당은 검찰이 쌍방울 대북 송금 피의자들을 ‘연어·술 파티’로 회유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핵심 당사자인 쌍방울 전 회장은 “술 마신 적 없다”고 했다. 그는 북에 준 800만달러가 ‘이 대통령 방북비’가 아니라 ‘쌍방울 주가 조작용’이란 민주당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쌍방울 전 부회장은 2019년 필리핀에서 대북 공작원 리호남에게 70만달러를 전달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당시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다는 민주당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위증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특위 위원장의 거듭된 지적에도 증언을 유지했다.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국회에 불려 나온 증인들은 과거에 자신이 했던 말을 바꾸지 않았다. 증인들도 정권 편에 서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과거에 했고 지금도 되풀이하고 있는 증언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국정조사를 열어서 판을 뒤집겠다고 별렀던 민주당 사람들은 머쓱하게 돼 버렸다. 국정 조사 특위 위원장이 보수 세력 좋은 일만 했다고 ‘보수의 어머니’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그런데도 여권 사람들은 결정적인 증거가 밝혀졌다고 우긴다. 도대체 무엇이 밝혀졌는지 구체적으로 말해 줬으면 좋겠다.

지금 야당은 물론 경실련도 특검법은 “중대한 위헌 소지가 있다”며 “공소 취소 조항을 즉각 삭제하라”고 했다. 범여권인 정의당도 반대 입장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대통령이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되려는 법은 삼권분립의 근간을 허무는 위헌적 발상이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표는 공소 취소 특검법이 “시대적 소명”이라고 했다. “사법 정의, 헌법 정신 구현”이라고도 했다. 그런 특검법이라면 처리를 왜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려 하나. 수도권 등 민주당 후보는 왜 선거 악영향을 걱정하나. 야당은 여당 후보를 향해 “특검법 찬반 여부를 국민 앞에 밝히라”고 했다. 시대의 명령이라면 선거 쟁점으로 삼아 당당하게 심판을 받으면 될 일이다. 그럴 자신이 없으니 선거 뒤로 미뤄 놓고 딴 소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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