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4.
서울과 함께 막판까지 당락 안개속… 접전 끝 경남도지사 확정, 김경수 꺾어
‘행정가 이미지·보수 결집’ 유효… 동남권 벨트 민주당 거센 돌풍 차단

박완수 경남지사 당선자가 4일 오전 당선이 확정된 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선거캠프를 찾아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박완수 선거캠프 제공
박빙 승부 속 경남도민의 선택은 ‘도정 연장’과 ‘정권 견제’였다.
전·현직 지사 대결로 관심을 모은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김 후보(54.3%)가 박 후보(45.7%)를 앞서는 것으로 예측됐으나, 실제 개표가 97.8% 진행된 4일 오전 9시13분 기준 박 후보가 51.48%를 득표해 김 후보(48.51%)를 2.97%포인트(p) 차로 제치고 당선을 확정 짓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투표 용지 부족 사태로 개표가 늦어진 서울과 함께 가장 늦게 당락이 결정될 만큼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경남은 대구·경북과 함께 정부·여당을 견제할 보수 진영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게 됐다.
박 후보는 당선 직후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경남 경제발전을 이어간다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40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민 여러분께서 만들어 주신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함께 경쟁했던 박완수 후보의 당선을 축하드린다”며 패배 승복 선언을 했다.
김 후보는 “비록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전국 어디서나 골고루 잘 사는 나라, 지역 균형발전의 꿈까지 포기할 수는 없다”며 “부·울·경이 힘을 모아서 지방 주도 성장을 앞장서서 이끌어 나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민선 8기 도정 성과를 전면에 내세웠다. 무역수지 42개월 연속 흑자, 지역내총생산(GRDP) 비수도권 1위, 전국 최초 경남도민연금 도입, 우주항공청 개청 등을 대표 성과로 제시하며 재선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선거 막판에는 보수층 결집에도 공을 들였다. 박 후보는 “지방정부만큼은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경남도민의 힘으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경남의 미래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중앙정치 이슈가 선거판을 흔드는 상황에서 지역의 안정적 도정 운영 필요성을 부각하는 전략을 폈다.
정가에서는 박 후보 승리 배경으로 정당보다는 ‘인물론’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2년 지방선거 승리 이후 도정을 이끌어 온 박 후보는 중앙정치 현안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지역 현안과 행정 성과를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정치인보다는 행정가 이미지를 부각하며 도정 안정성과 연속성을 내세웠고, 도지사직을 정치적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보다 경남 발전에 전념하겠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해 왔다.
정부·여당을 향한 매서운 민심 속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전국적으로 어려운 여건에 놓였지만, 박 후보는 이 같은 행정가 이미지를 바탕으로 정권 심판론의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대별·지역별 맞춤형 공약도 표심 확보에 힘을 보탰다. 박 후보는 ‘경남도민 멤버십 카드’ 도입 등을 담은 ‘행복 UP 5대 복지공약’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복지 정책 체감도가 낮았던 40·50세대와 여성을 겨냥해 ‘4050 힘내라 포인트’, HPV(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무료 접종 확대 등을 약속하며 정책 차별화를 시도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힌 창원권에서는 통합창원시 행정체제 개편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아울러 주민투표를 전제로 한 부산·경남 행정통합 구상을 재차 강조하며 부울경 광역권 발전 전략의 주도권 확보에도 나섰다.
통영 출신인 박 후보는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민선 3·4기 창원시장과 초대 통합창원시장을 거쳐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제20·21대 국회의원 등을 지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마지막에 웃으며 민선 8기에 이어 경남도정을 한 차례 더 이끌게 됐다.
창원=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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