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1.

정부가 반도체 초호황으로 사상 처음 8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혁에 착수했다고 한다. 초중고생 수는 주는데 올해 교육교부금은 1년 만에 10조 원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초과 세수로 늘어난 교육교부금을 나누고 쓰는 방식의 개혁이 불가피하다.
교육교부금은 1970년대 빽빽한 ‘콩나물시루 교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생 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도입됐다. 초중고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내국세의 20.79%를 강제로 뚝 떼서 시도교육청에 배정하는 ‘내국세 연동제’도 마련됐다. 문제는 초중고 학생 수가 줄어 올해 500만 명 선이 무너지고 막대한 반도체 초과 세수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세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내국세 연동 장치가 그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교육교부금 덕분에 한국의 초중고생 1인당 정부 부담 공교육비는 2022년 기준 2만1476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위한 공교육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68%에 그친다. 잠재성장률이 5년마다 1%포인트 하락하고 글로벌 대학 간 무한경쟁이 벌어지는데 고등교육보다 초중고 교육에 훨씬 더 큰 돈을 쓰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50년도 넘은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장치를 끊고 경상성장률(명목성장률)에 묶어 증가 속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교육계가 반대하고 있다. 인건비, 학교 운영비 등 경직성 경비가 교부금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낡은 시설 개선과 미래 교육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청이 학생들에게 운전면허 취득비, 입학지원금과 같은 현금성 지원을 하고 선거에 나선 교육감 후보들이 매칭펀드, 졸업지원금 등 현금 뿌리기 공약을 쏟아낸 것을 지켜본 국민이 얼마나 공감할지 의문이다.
지난해 1400만 원이던 초중고생 1인당 교부금은 올해 약 1600만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재정의 74%가 초중고 교육에 투입되는 불균형은 바로잡아야 한다. 여야가 정부 및 교육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학(고등 교육), 영유아 교육,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미래 기술 투자 등에 나누어 쓸 수 있도록 교육교부금의 칸막이를 헐고 낮추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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