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4.

이진관 부장판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선고문을 읽고 있다.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 이진관 부장판사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장관에게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특검이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5년을 더 높였다. 앞서 이 부장판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도 특검 구형보다 8년이나 많은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특검도 두 사람에 대해 법원이 선고 가능하다고 판단한 최대치를 구형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특검 구형을 훨씬 뛰어넘는 형량을 선고했다.
내란죄는 형법상 가장 무거운 죄목 중 하나다. 혐의가 인정되면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 전 총리, 박 전 장관에게 선고된 형량이 지나치다고 느낀 국민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한 전 총리 등 당시 국무위원 거의 모두가 계엄에 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대통령 지시를 받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끌려 들어간 측면이 있다. 그런데도 비상계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 중형을 선고했다.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은 2015년 ‘내란 선동’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이 확정됐다. 유사시 국가 기간 시설 타격 등을 논의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비상계엄 후속 조치에 관여한 박 전 장관 혐의가 내란 선동보다 무겁다고 할 수 있나.
과거 12·12 군사반란, 5·18 재판에서 박 전 장관과 같은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들도 대부분 징역 6~8년을 선고받았다. 12·3 비상계엄 때 군이 국회에 진입해 국민에게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상계엄에 가담한 이들을 유혈 사태를 동반한 12·12, 5·18 사건 관련자들보다 더 무겁게 처벌하는 것이 법리에 부합하나.
비상계엄 관련자들 간의 양형 형평성도 논란이다. 박 전 장관처럼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1심에서 징역 7년, 2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장관 1심은 박 전 장관과 다른 재판부에서 선고한 것이다. 그래도 두 사람 다 비슷한 혐의인데 형량이 10년 넘게 차이가 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법원 양형이 들쭉날쭉하면 사법 형평성과 법원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재판부가 ‘내란 단죄’를 외치는 정권 의도에 휩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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