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이병태)
[입장문]
최근 제 개인 SNS에 게시된 글이 사회적 논란과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임명권자와 정부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과 자진 사퇴 권고에 따라, 고심 끝에 부위원장 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이재명 정부에 합류했던 이유는 진영으로 나뉘어 전쟁하듯 적대시하는 양극화 정치를 타파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평소 보수적 시각에서 진보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저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양극화를 완화하고 청년들이 절망하는 경제의 미래를 바꾸는 데 미력이나마 보태는 것이 국민의 일원으로서 보람된 의무라 믿었습니다. 그런 만큼 저를 비롯해 영입된 보수 성향 인사들이 뜻을 펼치지 못하고 물러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이 국민 통합이라는 대의에 부합하는지 깊은 고뇌가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제가 이해한 저의 소임은 보수적 시각에서 정부의 정책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규제 개혁과 경제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문제의 발단이 된 배재고 응원 구호 관련 글 역시 그 연장선에 있었습니다. 어린 학생들의 스포츠 경기에 쓰인 간단한 구호마저 정치적 도구와 진영 간 이념 대결로 비화하는 현상을 보며, 우리 사회가 서로 다른 의견에 조금만 더 유연하고 관대해지기를 호소하고자 했던 것이 제 본의였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 의도와 무관하게 갈등을 증폭시키는 꼴이 되었습니다. 정치적 민감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불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임 권고를 수용하기까지 깊이 고심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번 사퇴는 명확한 해촉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부당한 정치적 공세에 밀려 사임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향후 정치 권력의 무도한 횡포를 용인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습니다.
둘째, 저의 사퇴가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포용하는 성숙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양새가 될까 염려스러웠습니다. 저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으며, 필요한 화두를 던졌다는 자부심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성역은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권력이 이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입니다. 자유와 방종의 경계마저 권력과 집단이 자의적으로 정의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전체주의의 시작입니다.
저는 비록 자진 사퇴의 형식을 빌려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개인과 기업 모두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나라를 꿈꾸며 살아가겠습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합니다.
현재 언론의 취재 요청이 많아 일일이 답변드리지 못하고 이 글로 갈음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라며, 추가적인 연락은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규제합리화 위원회 "총리급" 부위원장 자리에 대한 "가짜 뉴스"
저의 사임 이후, 제가 내린 선택의 의미를 되짚어보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SNS를 다시 시작할 마음의 여유는 없었으나, 최근 지인이 전해준 어느 포스팅 내용을 접하고 사실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올립니다.
● 해당 글에 따르면, 저는 연간 2억 원대의 연봉과 공관, 경호인력, 비서실장과 보좌관 및 비서진, 전담 운전기사가 딸린 대형 고급 전용차까지 제공되는 자리를 박차고 나온 셈이 됩니다. 글쓴이는 제게 쓰인 세금이 아깝다고 한탄하며 당장 해임하라고 촉구하고 있었습니다. 이 글이 단순히 한 개인의 포스팅으로 끝나지 않고 널리 공유되었고, 그 캡처 화면이 제게까지 전달된 상황입니다.
악의가 없었다면 정부가 발표한 "총리급" 부위원장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총리와 동일한 처우를 받는 자리로 오해하고 서슴없이 쓴 글이라 선의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글쓴이의 게으름과 무지가 낳은 소산일 것입니다.
하지만 대중의 기대와 달리, 규제합리화 위원회의 민간 위원과 부위원장은 정부 공무원도 정무직 고위공직자도 아닌 순수한 '민간인' 신분입니다. 위원회가 소집될 때 참여하여 행정부의 규제를 심의하고 의결하는 비상근 위원일 뿐입니다.
당연히 앞선 포스팅에서 열거한 엄청난 처우나 혜택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무실도, 고정된 조직도, 매달 나오는 급여도 없으며 오직 회의 참석에 따른 수당만 지급됩니다.
또한 규제위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계십니다. 대한민국은 삼권분립 국가이며, 규제는 대부분 국회의 입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행정부에 속한 규제위는 입법부나 사법부의 권한에 대해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습니다.
규제위의 본질적인 역할은 국회가 법을 만든 후 행정부가 시행령이나 시행세칙을 마련할 때, 국회의 입법 취지를 벗어나 관료주의의 편의에 따라 과도한 규제를 신설하려는 움직임을 견제하고 심의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민간위원들의 지위가 분명해집니다. 민간위원들은 행정부의 관료주의를 통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에 비록 대통령이 위촉하더라도 신분은 민간인이며, 필요하다면 정부 (관료주의)와 대립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당연합니다.
따라서 저는 제가 청와대의 경고 발표에서 말한 "고위공직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으며, 정부와 무조건 뜻을 같이해야 한다고 여긴 적도 없습니다. 대통령이 임명(위촉)했다고 해서 행정부나 청와대의 수하처럼 움직인다면, 그것이야말로 규제위원으로서의 본분을 잊은 일입니다. 저를 비판한 많은 분들이 고위 공직자가 정부(더 정확히는 정권)의 뜻과 다른 목소리를 내었다는 것이 핵심이지만 이 전제 자체가 철저하게 틀린 것입니다.
법에 규정된 위원들의 신분 보장 조항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법적으로 대통령은 민간위원을 임의로 해임할 권한이 없습니다. 해촉은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았거나 개인적 사정으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할 때만 가능합니다. 민간위원들이 행정부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국민의 편에서 관료주의를 엄격히 통제하라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국무총리와 함께 공동 위원장을 맡기에 지위의 격을 맞춰 "총리급"이라 부른 것일 뿐, 실제 총리가 누리는 권한이나 처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비상근 "민간인"입니다.
대통령에게 해촉 권한이 없음에도 제가 "사임 권고"를 받아들인 이유는 따로 있고 어떤 고뇌를 거처서 제가 '항복'을 했는 지는 지금 쓰고 있는 책을 통해서 밝히겠습니다.
제가 필화를 각오하고 강한 글을 소셜미디어에 쓴 이유는 배재고 사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가장 어두운 모습으로 인식하고 있는 추악한 모습을 다시 보았기 때문입니다. 진영정치의 이 어둡고 사악한 모습은 지난 십수년간 반복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강화되어 왔습니다.
선진국 중 정치적 갈등이 가장 심각한 나라, 역사와 사소한 사건들도 정치적 무기 삼아 반대자에 대한 인격살인을 서슴지 않는 사회, 청년들의 작은 실수를 홍위병식 인민재판으로 몰고 가며 온 국민 앞에 고개 숙여 반성하도록 강요하는 전체주의적 모습이 그것입니다. 사실과 절차는 중요하지 않고 내편은 선이고 저편은 악이라는 한 하늘 아래에서는 같이 살 수 없을 것처럼 악다구니를 하고 서로 멱살을 잡는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세계적인 기업과 예술인들이 한류를 일으키며 역대 최고의 글로벌 위상을 자랑하는 이 시점에, 왜 우리 국민들은 정부도, 언론도, 기업도, 시민단체도, 사법부도 믿지 못하는 극단적인 불신의 사회에 살고 있는지 함께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한다는 저의 외침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부심과 구성원간의 분노와 저주가 공존하는 모순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고 후자의 모습에 저는 항의를 하고자 했습니다.
저는 이번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팽배한 가장 사악하고 악마적인 무리들의 준동을 다시금 목도했습니다. 제가 인식하는 대한민국의 악마적 모습과 이 사회에 꼭 전하고 싶었던 외침들에 대해서는 현재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는 중입니다.
앞으로 제 생각이 글로 다듬어지는 대로, 이 땅의 "어둠의 자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저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공유하겠습니다. 다만, 최근 전해 들은 무지하고 왜곡된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바로잡고자 먼저 글을 남깁니다.
P.S. 이은탁님은 세금을 얼마나 많이 내시는 지 모르겠지만 귀하의 세금을 저 때문에 아까워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규제합리
'Opinion & 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백해무익 ‘삼전닉스 레버리지’… 이번엔 드러눕나 (0) | 2026.07.13 |
|---|---|
| “당원이 다 정하면 국고 지원 왜”… 지금 與野는 받을 자격 없다 (0) | 2026.07.13 |
| 박종철 사건 때 검찰에 ‘보완수사요구권’만 있었다면 (0) | 2026.07.12 |
| 2026년에 왜 노무현이 소환되나··· 집권 여당의 생뚱맞은 ‘파묘’ 전대 (0) | 2026.07.12 |
| 공통의 원칙 (0) | 2026.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