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미군 무인기 격추할 뻔… 안보 불안 키우는 한미 불통

dalmasian 2026. 8. 1. 22:17

2026.08.01.

경기 북부 접경지역에서 30일 미확인 무인기가 포착돼 우리 군이 요격에 나서는 '두루미' 대공작전태세가 발령됐다. 당시 철원 민간인출입통제선 이북 마을 이장들에게 발송된 대피 문자. '실제상황'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연합훈련 도중 우리 군이 미군 무인기를 격추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뻔했다. 70년 넘게 호흡을 맞춰온 군사동맹이 함께 작전을 하면서 피아 구분도 못 한 채 미확인 비행체로 오인해 요격 직전까지 가는 소동을 벌인 것이다. 보고체계와 정보공유의 기본을 망각한 초유의 사태다.

미 해병대는 지난달 30일 우리 해병대와 경기 북부 휴전선 일대에서 실시한 훈련에 정찰 무인기를 띄웠다. 하지만 전방지역을 감시하는 육군은 이 사실을 몰랐다. 1군단이 미상의 항적을 포착해 보고하자 지상작전사령부는 적 무인기 대응 방공작전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다. 언제라도 격추할 수 있도록 전력을 총동원하는 일촉즉발의 상태가 1시간가량 지속됐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대피하라는 문자 메시지까지 받았다. 무인기 형태와 비행경로가 북한 무인기와 다르다고 판단해 끝까지 지켜본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신속히 발포했다면 어떤 사태를 초래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양국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딴소리를 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무인기 비행계획을 한국군에 미리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우리 군은 승인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어느 경우이든 한미 양국군의 의사소통에 심각한 구멍이 드러난 건 분명하다. 우리 육군과 해병대의 불통도 마찬가지다. 작전을 총괄하는 합동참모본부마저 손 놓고 있었다. 군 지휘체계의 총체적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이런 상태로 급박한 전장에서 연합작전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2월 주한미군 전투기가 서해로 출격해 중국 전투기와 대치한 적이 있다. 당시 사전 통보 여부를 둘러싼 한미 간 입장 차로 갈등이 고조됐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직접 항의할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다.

그 홍역을 치르고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이래서야 유사시 목숨 걸고 서로를 지켜줄 동맹이라고 할 수 있나. 이르면 내년으로 예상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앞두고 빈틈없는 안보 공조가 절실한 시기다. 이번 사건의 전말을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를 엄정 처벌하고 동맹의 결속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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