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7.

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이란정권 더 강경, 걸프 동맹국만 피해
유럽 부담 커지고 러는 전쟁 반사이익
美, ‘성과없고 큰 비용만’ 헛발질한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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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벌이고 있는 전쟁이 두 달째에 접어든 지금, 현재 상황을 점검해볼 가치가 있다. 2월 말 전쟁이 시작되기 전, 이란과 그 주변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지난해 6월 이란의 핵농축 시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면 철저히 파괴됐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 공군이 스텔스 폭격기와 3만 파운드의 벙커버스터 폭탄을 동원해 12일간 실시한 공습 작전의 결과였다. 이스라엘 방위군 수장 역시 트럼프의 평가에 동의하며 “우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수년 뒤로 돌려놓았으며 미사일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란의 군사력은 2024년 이스라엘의 별도 공습으로 크게 약화했다. 이 공습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핵심 지도자들을 제거하고 방공망을 파괴했으며 탄도미사일 시설을 타격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가장 치명적인 민병대 동맹인 헤즈볼라도 강하게 폭격해 지도부 여러 층을 제거했고 군사력을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다시 말해 이란은 군사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여기에 더해 강화된 제재와 부패한 체제로 인해 경제 역시 엉망이었다. 이란이 미국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웠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이 그곳에 있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동맹을 돕기 위해 있다”며 사실상 이를 인정했다. 유럽이나 아시아 동맹국과는 이 전쟁에 대해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많은 국가가 전쟁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즉각적인 위협이기 때문이 아니라 전례 없이 약한 상태에 있다는 점을 기회로 삼아 정권 교체를 노리고 강하게 타격할 수 있다”는 논리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 그렇지 않다면 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개시 발표 말미에 이란 국민에게 봉기해 정권을 전복하라고 촉구했겠는가.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이란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이미 약해져 있던 군사력을 더욱 무력화시킨 것 외에 원했던 성과는 거의 달성되지 않았다. 이란 정권은 붕괴하지 않았다. 주요 지도부는 오히려 더 강경한 방향으로 교체됐다. 핵무기 개발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사망했고 그보다 더 강경한 성향으로 알려진 아들이 그를 대신했다. 전반적으로 항상 더 강경 노선을 취해온 이란 혁명수비대가 전면에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전시 상황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47년간의 미·이란 긴장 속에서 수차례 위협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게 열린 채로 유지했던 호르무즈해협은 이제 새로운 지도부에 의해 차단된 상태다. 트럼프는 몇 차례 추가 공습이 이뤄지면 이란이 자국 석유를 수출하기 위해 해협을 자연스럽게 개방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상황을 잘못 읽은 것이다. 해협은 완전히 폐쇄된 것이 아니라 이란 석유에는 개방돼 있으며 특히 중국으로 자유롭게 흐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란은 현재 하루 석유 판매 수익이 전쟁 이전보다 약 두 배로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통과 유조선마다 약 200만 달러의 통행료를 부과한다면 매달 수억 달러의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는 군사력 재건에도 충분한 자금이다.
미국의 걸프 지역 동맹국은 전쟁 이전보다 훨씬 더 불안정하고 긴장된 환경에 놓이게 됐다. 이들의 경제 모델은 평화와 안정, 경제 통합에 기반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2023년 이란과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해 자신의 야심 찬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고자 했다. 그러나 현재 그 모든 진전은 석유 수출 차질과 함께 위협받고 있으며 중동 지역은 안정의 오아시스로 나아갈 가능성에서 갈등의 용광로로 바뀌었다.
명백한 승자는 러시아다. 유가 상승과 미국의 제재 완화로 매달 수십억 달러의 추가 이익을 얻게 된다. 우크라이나는 필요한 무기가 중동으로 전용되면서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유럽 역시 에너지 비용 급등과 함께 트럼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자신의 전쟁 참여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탈퇴를 시사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중국은 미국이 다시 중동 분쟁에 깊이 빠지면서 아시아에 대한 집중력이 약화하는 틈을 이용해 이익을 본다. 동시에 중국은 대규모 친환경 기술 투자 덕분에 전쟁 비용의 상당 부분을 회피하며 국제사회에서 보다 책임 있고 덜 파괴적인 초강대국으로 비치고 있다.
물론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전쟁은 예측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이렇게 적은 성과에 비해 이렇게 큰 비용을 치른 미국의 군사행동이 과연 있었던가.
여론독자부(opinion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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