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순국 열사 지키는 보훈부 장관이 “인민공화국”이라니

dalmasian 2026. 6. 2. 08:36

2026.06.01.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국가보훈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인민공화국, 중국, 일본이 다 거기(동양평화론)에 포함된다”고 했다. 북한을 ‘인민공화국’이라고 부른 것이다. 김정은이 남북은 다른 나라라며 ‘한국’이라는 말을 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아닌 ‘조선’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 통일부에 이어 보훈부 장관도 김정은이 원하는 대로 ‘두 국가’를 인정하는 표현을 쓴 것이다.

우리 헌법상 한반도에 두 나라가 존재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한다’고도 규정돼 있다. 그런데 ‘인민공화국’이란 표현에는 북한 김씨 정권을 정당한 정부로 대우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공화국’이란 권력 세습 없이 국민이 협의해 공동으로 다스리는 정치 체제다. 하지만 북한은 4대 세습을 진행 중이고 전 국민을 노예 취급하고 있다. 인민도, 공화도 없는데 무슨 ‘인민공화국’인가.

보훈부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경과 유가족을 돕는 정부 부처다. 보훈 대상자 256만여 명 중 96%가 6·25 전쟁과 월남전 유공자다. 6·25 당시 북한군은 ‘인민공화국’을 만든다며 불법 남침했다. 이를 막느라 전사한 국군이 14만명에 육박하고 상이 용사만 45만명이다. 이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대한민국도 북한처럼 ‘인민공화국’의 지옥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 국가 정체성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 임무로 삼아야 할 보훈부 장관이 어떻게 북을 ‘인민공화국’으로 부를 수 있나.

문재인 정부 당시 보훈처는 현충일 추념식에 천안함·연평도 유족을 부르지 않고 “직원 실수”라고 했다. 세월호 추모식에 세월호 유족을 부르지 않는 ‘실수’를 한 것과 다름없다.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장병에 대해선 전상(戰傷)이 아닌 공상(公傷) 판정을 내린 적도 있다. 북한과 싸우다 목숨을 잃으면 전사(戰死)가 아니라 공사(公死)가 돼야 하나.

보훈부는 통일부처럼 북한과 협상하는 부서가 아니다. ‘인민공화국’을 막으려다 희생한 군경과 유가족을 돌보는 것이 존재 이유다. 그런데 권 장관은 인사 청문회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표현하기는 애매하다”고 하더니 이젠 북을 ‘인민공화국’이라고 한다. 이 정부 장관들 머릿속이 어떤 생각으로 꽉 차 있는지 궁금하다. 오늘부터 ‘호국보훈의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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