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진찰없는 처방

dalmasian 2026. 6. 29. 14:42

(퍼온 글, 이준석)
처방전을 먼저 써 놓고 병명을 나중에 갖다 붙이면, '진찰 없는 처방'으로 의료법 제17조의2 위반입니다.

진단이 처방보다 먼저여야 하기 때문에 처벌받고, 면허가 정지됩니다.

지금 이 정권이 반도체를 가지고 정확히 그 불장난을 하고 있습니다.

처방은 처음부터 호남이었습니다.
병명만 계속 바뀔 뿐입니다. 처음엔 '전력'이었다가, '균형발전'으로,
급기야 "내란 종식을 위해 호남으로 가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더니, 이제는 "기업의 선택"이라고 합니다.

반년 사이 이 네 번 바뀌었습니다. 병명이 이렇게 바뀐다는 건, 진단보다 처방이 먼저 있었다는 뜻입니다.
병명이 환자와 맞지 않으면, 정부는 진단을 고치는 대신 환자를 손봤습니다.

"수도권엔 전력이 없다"는 진단을 지키려고, 지난달 용인에 전기를 보낼 송전선로 절차를 끊었습니다.
환자의 호흡기를 뽑아 놓고 "보십시오, 숨을 못 쉬지 않습니까"라고 하는 격입니다.

"이미 늦었다"는 진단에 맞추려고, 토지 보상률이 75%를 넘긴 지금도 옛날 40%대 숫자를 들고 옵니다.

핵심 협의체는 일곱 달째 닫아 두었습니다.
진행을 막아 놓고 진행이 안 된다 하고, 전기를 끊어 놓고 전기가 없다 합니다.

원래 "용인을 이전한다"로 시작해서 반대가 심하자 이제는 "순차진행한다" 라는 식으로 그저 끼워맞추고 있습니다.

한때 수사를 받고 수감된 기억이 있는 경영자들에게, 있는 죄도 지워 주는 공소취소를 들먹이며 법 위에 서는 모습은,
없는 죄도 만들어 낼 사람들이라는 확신을 심어 주었을 것입니다.

처방전대로 독배를 들지 않으면 언제라도 반동분자의 오명을 씌울 듯 한데, 정부는 이것을 "기업의 선택"이라 부릅니다.

수백조 원짜리 국가산업을, 답정너식 처방 위에 올려도 됩니까.

처방을 먼저 써 놓고 병명을 끼워 맞추는 의사는 면허가 정지됩니다.
결론을 먼저 내려놓고 기업의 팔을 비트는 사람들도, 면허가 정지되어야 마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