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5·18 존중하지만 지나친 대응까지 성역일 순 없다

dalmasian 2026. 7. 7. 06:36

2026.07.06.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4월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총리급)의 ‘5·18 성역화’ 관련 주장이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스타벅스 가야지’ 구호로 배재고 야구부가 중징계를 받은 것을 두고 소셜미디어에 “역사의 성역화로 어린 학생들의 장난에 가까운 일탈도 어른들의 ‘정치’가 됐다”고 썼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의 주장은 5·18 민주화 운동을 평가 절하 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민주화에 대한 5·18의 기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광주의 희생은 모든 국민이 아는 역사적 사실이다. 이 부위원장도 5·18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가 걱정한 것은 5.18과 관련된 언급에 대해 지나친 대응으로 표현의 자유마저 위축되는 상황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5.18은 성역이냐”고 물은 것이다.

그러자 민주당 중진 의원은 “예, 맞습니다. (5·18은) 성역입니다”라며 이 부위원장을 공격했다. 청와대는 “공직자로서 부적절하다”며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고 여권에서는 사퇴 요구가 쏟아졌다. 이 부위원장이 5·18을 폄훼한 것도 아닌데 아예 말문을 닫게 하려 했다.

5·18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당연히 막아야 하지만, 최근 상황은 ‘표현의 자유’가 위태로워졌다고 느낄 정도로 지나치다. 반중 시위 규제와 현수막 철거로 논란을 빚었고, 대통령이 과거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다뤘던 방송사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계엄 여파로 야당이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수에 취해 독주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자신들에게 토를 달지 말라는 태도다.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해 7일 시행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표현의 자유’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대기업이 징벌적 손배 소송을 통해 언론사나 유튜버의 활동을 봉쇄할 수 있다. 네이버·카카오 같은 대형 플랫폼 사업자는 허위 조작 정보로 의심되기만 하면 게시물을 바로 내릴 수 있다. 가짜 뉴스를 근절하겠다는 취지이나, 국민이 말하고 쓸 자유를 억압하는 ‘입틀막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유튜브나 포털에서 정부 비판 콘텐츠나 글이 사라질 수 있다는 공포 때문에, 한 달 만에 14만명이 ‘정통망법 철회 청원’에 동의해 국회 상임위 안건으로 넘어갔다. ‘표현의 자유’ 확장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법안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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