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30.

K6 중기관총/조선일보DB
서부 전선을 지키는 육군 1군단이 일반 전초(GOP)와 전방 감시 초소(GP)에서 K6 중기관총에 실탄을 뺀 채 경계 작전을 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올 상반기부터 실탄이 든 탄통을 옆에 두고 빈총으로 경계 근무를 서게 했다고 한다. 북한군 고사총이 언제든 날아올 수 있는 곳에서 즉각 대응을 어렵게 한 것이다. 야간에는 손전등을 켜고 실탄을 더듬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실탄 뺀 기관총’은 북을 향한 오발 사고를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북한 눈치를 살피는 속에서 오로지 방어 임무만 생각해야 할 최전방 사령부까지 ‘정무적으로’ 영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소방차가 물 샐까 두려워 빈 차로 화재를 대비한 셈이다. 합참은 “1군단에서 (경계) 지침 변경을 보고받거나 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합참은 언론 보도가 나온 뒤에야 실태 조사에 나섰다. 국군의 머리와 손·발이 따로 놀고 있다면 더욱 심각하다.
이 정부 들어 군에 이상한 일이 계속되고 있다. 합참은 군사분계선(MDL) 기준을 북한 측에 더 유리하게 바꾼 지침을 전방 부대에 지시했다. 이 때문에 MDL이 수십 미터 후퇴한 곳도 생겼다. 국방부는 북한이 6·25에 맞춰 탄도미사일을 쏜 사실도 늑장 공개했고, 육·해·공사 통합까지 졸속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국방부 장관은 자신의 과거 탈영 의혹조차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은 온갖 이유로 축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정부 목표대로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려면 한국군 능력을 검증받는 것이 핵심이지만 정작 이를 위한 연합 훈련엔 소극적이다. 국방부는 계엄 연루 혐의로 군인 50명을 무더기 징계했다. 적극 가담자는 처벌받아야 하지만 억울하게 군복을 벗긴 경우도 적지 않다. 유능한 군인이 정치적 이유로 화를 입은 공백은 금방 메우기 어렵다.
지금 우리 군의 모습은 예사롭지 않다. 국방 핵심인 경계·지휘·장교 양성 체계가 모두 불안하다. 군이 국민의 든든한 보루가 아니라 국민이 군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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