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190여 누더기 입법 필요한데 “사필귀정”이라니

dalmasian 2026. 8. 5. 10:47

2026.08.05.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부, 지재처, 기후부, 원안위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8.04. bluesoda@newsis.com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물론 보완수사권까지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1954년 이후 72년 유지됐던 국가 사법체계를 바꾸는 일을 민주당의 당론 확정 10일 만에 속도전으로 끝냈다.

이 대통령은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보완수사권 폐지에 우려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 그러나 이 문제가 민주당 전당대회의 쟁점이 되자 “국회 판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도 했다. 경찰의 권한 집중을 언급한 뒤에는 “변호사 해보니 검찰도 경찰도 못 믿겠더라.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법 체계를 바꾸는 일에는 한 치의 빈틈이나 결함이 없어야 한다. 잘못을 알면서도 그대로 놔둔 채 시행을 하면 수많은 국민이 피해를 보고 그 피해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중대하기 때문이다. 그런 우려와 문제점을 알고 있다면 대통령의 권한으로 법안을 다시 국회로 돌려보내 바로잡게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사필귀정”이라며 문제점을 덮고 법안을 그대로 의결했다. 국민 안전에 대한 문제를 두고 일단 시행을 하고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겠다는 것인데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무책임한 태도다.

민주당은 형소법을 처리하면서 아동 학대와 성범죄 등 7대 범죄에 대해선 모두 검찰에 송치해 한 차례 더 확인하는 ‘전건 송치’를 하기로 했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한 피해가 서민과 장애인등 약자에게 집중될 수 있음을 민주당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를 개별 법률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포함해 형소법 개정과 연동해 처리 할 법률이 190여 건에 달한다고 한다. 보완 입법이 수없이 필요할 만큼 누더기로 진행됐다는 뜻이다.

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는 10월 2일 전까지 이 법률들을 다 처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민주당은 “전혀 지장이 없다”고 했다. 누더기 입법도 모자라 추가적 졸속 입법까지 예고한 것이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국민 피해에 대해선 민주당과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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