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Column

포항 철강산업 되살려야 대한민국 제조업 도약의 날개 편다

dalmasian 2026. 8. 5. 10:58

2026.08.05.

박용선 포항 시장_기고용

포스코 직원이 포항제철소 4고로에서 녹인 쇳물을 빼내는 출선 작업 후 후속 작업을 하고 있다./포스코

대한민국 산업화는 철강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1973년 포항제철소 용광로에서 첫 쇳물이 쏟아진 이후, 반세기 동안 포항 철강 산업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포스코와 협력업체, 철강 공단은 지역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며 일자리를 만들고 도시 발전을 이끌었다. 포항에서 생산된 철강재는 자동차, 조선, 건설, 방산 등 대한민국 주력 산업의 기반이었다.

그러나 지금 포항 철강 산업은 엄중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세계 경기 둔화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세로 글로벌 시장이 공급 과잉에 빠졌다. 또한 미국의 관세 장벽과 유럽연합(EU)의 탄소 국경 조정 제도(CBAM) 시행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철강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절실하게 체감하는 어려움은 최근 3년간 약 80% 급등한 산업용 전기 요금이다. 철강 산업은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산업이다. 주요 생산 공정에서 막대한 전력을 사용한다. 따라서 전기 요금은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 요금은 중국, 미국보다 약 50%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불리한 여건에서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도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올해 6월 시행된 철강 산업법(K-스틸법)은 철강산업 지원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가장 절실한 전기 요금 부담 완화 방안이 포함되지 못했다. 이제는 전기 요금 정책을 국가 산업 경쟁력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포항의 산업 여건에 맞는 합리적인 전기 요금 체계를 정부에 적극 건의한다. 특히 전력 생산지와 인접한 기업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나아가 지방정부에도 일정 범위 내에서 전기 요금 정책을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가가 기본 원칙을 유지하되, 시·도지사가 전략산업 육성과 기업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제도를 개선한다면 지역은 스스로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고, 국가 균형발전도 앞당길 수 있다.

전기요금 부담 완화가 당면 과제라면, 저탄소‧고부가가치 철강으로의 전환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다. 탄소중립 시대에 철강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 개발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저탄소 철강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포항이 친환경 철강 전환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도 이어져야 한다.

또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전환(AX)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 철강 생산공정에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며, 친환경 스마트 제조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포항 철강 산업이 미래형 첨단 제조업으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긴밀히 협력하는 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철강이 흔들리면 포항이 흔들리고, 포항이 흔들리면 대한민국 제조업이 무너진다. 산업용 전기 요금 부담 완화, 지역별 전기 요금 차등제 시행, 저탄소 철강 전환, AI 기반 디지털 제조 혁신은 포항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국가적 과제다. 포항 철강 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지키는 길이다.

박용선 포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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